욕망의 고현학(考現學)-‘문화사 연구’의 사회․문화적 조건과 이데올로기The Modernology of the Desire-Sociocultural Conditions and Ideologies of Studies on Modern Korean Cultural History
이 글에서는 ‘문화사 연구’가 등장하게 된 사회․문화적 조건과 ‘문화사 연구’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해명을 통해 ‘문학사’와 ‘풍속사’, ‘문화사’의 관계를 정립해 보았다.
근대 ‘풍속’과 ‘문화 현상’에 관한 ‘문화사 연구’가 시작한 지 10여 년이 지나면서 한국
근대문학 연구에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는 영역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문화사 연구’가 한국 근대문학을 전공한 연구자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그것이 한국 근대문학 연구에 포함되어야 할 이유를 찾기는 쉽지 않다. ‘문화사 연구’는
포스트모더니즘을 비롯한 외국 이론의 퇴조, 형이상학적, 관념적 지식에서 실증적 지식으
로의 지식 자체의 위상 변화, 미시사적 방법론 수용,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4가지
사회․문화적 조건이 어우러져 각광받기 시작했다. ‘문화사 연구’는 인간의 행동은 본질적
으로 이념이나 지식이 아니라 욕망이라 전제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문화사 연구’는 욕망
의 고현학이라 할 수 있고, 인간의 행동을 궁극적으로 지배하는 것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욕망이라는 또 다른 이데올로기를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문화사 연구’는 현재의 ‘문학사’
에서 결여되어 있는 욕망의 문제를 포함한 새로운 ‘문학사’를 기술하는 데 어느 정도 기여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