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한국시의 아방가르드와 데카당스 - 김기림 「기상도」의 현재적 의미를 중심으로Avant-garde and Decadence in 1930's Korean Po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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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서 아방가르드는 과거의 관습과 전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예술 형식과 세계관을 개척하려는 일련의 시도였고, 따라서 개념 자체가 ‘과거/현재’의 이분법을 함축한다. 문예학에서 아방가르드는 제1차 세계대전 전후 ‘새롭게’ 등장한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미래파, 입체파 등 일련의 예술적 경향을 포괄하는 개념이지만, 백여 년이 지난 오늘날 그러한 유파들은 역설적으로 더 이상 ‘새롭지’ 않고, ‘아방가르드’를 표방한 유파들이 공격한 과거의 관습이나 전통과 마찬가지로 낡은 관습과 전통으로 전락했다. 본 논문은 독자에게 다가가서 감동을 줄 수 없는, 따라서 시로서의 생명력을 상실한 1930년대 아방가르드시를 왜 학술적으로라도 연구해야 하는지를 김기림의 「기상도」를 분석함으로써 밝히고자 한다. 김기림은 아방가르드 시인으로 분류되기는 어렵지만, 그의 몇몇 작품은 한국시사에서 아방가르드 정신을 가장 충실히 구현한 작품들에 속하며, 「기상도」는 김기림 시 중에서도 가장 아방가르드적인 작품이다. 더욱이 「기상도」는 한국시사와 한국시 연구사에서 아방가르드시의 운명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기상도」는 아방가르드 작품은 시효가 지나면 더 이상 새롭지 않고, 당대의 현실과 밀착된 나머지 후대의 독자는 이해하기조차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낡은 아방가르드에서 남는 것은 새로운 것을 추구했다는 정신뿐이다. 「기상도」는 오늘날 독자에게 시로서 의미를 상실했지만, 현대문명을 시적으로 재현하려한 김기림의 시도는 한국시사의 소중한 자산이며, 그러한 시도는 오늘날까지 다른 시인들에 의해 거듭 반복되고 있다. 연구자가 할 일은 낡은 아방가르드를 수준 미달의 작품이라고 매도할 것이 아니라 당대에는 얼마나 치열하게 현실을 탐색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예술에서 내용과 형식의 새로움을 추구하려는 시도가 여전히 유효하다면, 낡은 아방가르드도 적어도 학술적으로는 유효하다.
Publisher
한국시학회
Issue Date
2007-11
Language
Korean
Citation

한국시학연구, no.20, pp.41 - 61

ISSN
1229-1943
URI
http://hdl.handle.net/10203/90623
Appears in Collection
HSS-Journal Papers(저널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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