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한글 글쓰기 체계의 발전과 여성

Abstract

이 논문은 발명된 문자 한글이 실제로 사용되는 살아 있는 글쓰기 체계로 발전해 나감에 있어 조선 여성이 한 기여를 그간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을 일차적 목적으로 한다. 한글 문자의 발명은 조선 언중에게 새로운 어문생활을 영위할 도구를 제공하였지만, 이 문자가 하나의 글쓰기 체계로 발전하는 데는 사용자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이 사용자 가운데 여성의 몫은 가령 대하장편소설의 집필에서처럼 통상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능동적이고 전면적이다. 이 논문은 우선 세 가지 문자체계의 위계적 공존이라는 조선의 문자생활의 전반적 조건 및 여성들의 문자 생활 중 한글 이외 문자들— 한문과 이두 —의 사용을 간략히 짚어본 후, 한글로 이루어진 여성의 어문생활을 글쓰기 체계의 두 측면인 글과 서체의 둘로 나누어 살펴본다. 조선시대 여성은 그들을 하위의 언어 사용자로 위치 짓고 언어활동을 제약하는 여러 사회적 조건 속에서도 다양한 글 활동(읽기, 쓰기, 베껴쓰기)을 통해 한글이라는 글쓰기 체계의 발전에 기여하였는데, 이를 언간, 그리고 문학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이 가운데 최근 연구에서 부각되고 있는 여성 대하장편소설 작가의 존재에 대해서는 좀 더 집중적인 검토를 시도한다. 그리고 서체와 관련된 논의에서는 궁체의 발전을 중심으로 조선 여성이 기여한 몫과 그 현재적 영향력을 짚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