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대형화와 예금보험기금의 건전성에 관한 연구

Abstract

우리나라 은행시장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주로 부실은행 정리를 통한 합병으로 대형화가 급진전되었다. 이에 따라 시장집중도도 크게 증가하였으며, 소수의 대형화된 은행으로 구성된 은행산업의 시스템위험(Systemic Risk)증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본고에서는 은행대형화가 은행산업의 위험수준에 미치는 영향과 예금보험기금 건전성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패널회귀분석 및 J.P. Morgan의 Credit Metrics와 KMV의 예상부도확률(EDF)모형을 활용하였다. 회귀분석결과, 은행대형화는 금융기관의 안정성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대형은행의 출현으로 인해 시스템위기 발생가능성이 증대된 것과 대마불사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은행들의 안정성 관리가 소홀해 질 수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에 대한 금융감독당국의 감시역할의 강화가 필요하다. 반면, 겸업화는 은행의 안정성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합병으로 인하여 대형화가 가속화되기 직전 해와 그 이후 두 개 연도(1996, 2000, 2006) 중심으로 손실분포로부터 적정예금보험기금을 추정한 결과, 은행의 수가 많았던 1996년에 비하여 2000년도에는 부보예금대비 예금보험기금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내은행시장의 구조를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외환은행의 타 국내은행 매각 시나리오에서는 대형화의 심화로 인해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금융 안전성 확보를 위해 보험기금 축적비율이 증대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금융의 대형화는 예금보험기금의 건전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본 연구의 결과가 제시하는 정책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책당국은 은행들이 국내은행간 합병을 통해 대형화를 추구하는 것에 대한 경쟁정책 및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재고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대안의 하나로 국내은행들이 해외로 진출하여 해외은행을 인수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둘째, 해외대형은행들의 국내은행 인수를 통한 우리나라 은행시장에서의 경쟁촉진도 국내은행산업발전과 예금보험기금 건전성 제고 및 금융시장 안정성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외국계금융기관의 국내은행인수는 외국은행 국내영업망이 확충되면서 국내은행간 인수합병의 경우에 비해 경쟁은행수가 감소하지 않고 선진금융시스템의 도입의 효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예금보험기금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제고하는 방법으로써 은행이 대형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겸업화 등 다른 수단을 잘 활용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