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사이드, 기억, 죄책감 - 가지야마 도시유키(梶山季之)의 「이조잔영(李朝残影)」에 재현된 제암리 교회 학살의 의미 -Genocide, Memories and Guilty : Massacre in Jeam ri Church Represented in ‘Yijojanyeong’ of Kajiyama Toshiy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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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가지야마 도시유키의 「이조잔영」과 이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한 한국 영화 「이조잔영」에 재현된 제암리 교회 학살 사건의 의미를 분석하는 데 목적을 둔다. 이를 위해 가지야마가 1953년에 발표한 소설 「무지개 속」과 이 작품을 개작하여 발표한 소설 「이조잔영」의 차이를 분석했다. 또한, 가지야마의 방한 사실을 보도하는 한국의 신문 기사를 분석하여 한일국교정상화의 흐름 속에서 작가의 죄책감을 부각하는 정치적 의도를 살폈다. 이를 토대로 동명의 소설과 영화를 비교하여, 소설가가 계획했던 한일 남녀의 결합이라는 해피엔딩이 1965년 한국에서 불가능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가지야마 도시유키가 소설 「이조잔영」에서 ‘제암리 교회 학살 사건’을 중심에 둔 것은, 패전 후 본토에 돌아간 귀환자들을 향한 일본인의 부정적 시선과 식민화에 대한 억압적 기억에 대응하는 방법이었다. 또한, 그것은 한일협정의 정치적 분위기 안에서 식민지 체험과 속죄의 글쓰기로 작가가 문학적 입지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제암리 학살 사건을 공공의 기억으로 끌어들이는 문제는 한국에서 1967년에 발표된 영화 「이조잔영」에도 나타난다. 감독 신상옥과 각색자 마츠야마 젠조는 영화를 제작하며 소설에 없던 학살 장면을 삽입하고, 일본인의 죽음을 보여준다. 그들은 소설가가 기획했던 해피엔딩의 작위성을 우회해, 일본인의 자살로 두 국가의 감정적 상처를 일시적으로 봉합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그러나 이는 일본의 역사적 책임을 심문하고, 고통의 기억 위에서 한국과 일본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해 숙고할 시간을 박탈했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Publisher
성신여자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Issue Date
2021
Language
Korean
Citation

人文科學硏究, v.43, pp.125 - 158

ISSN
2005-0933
URI
http://hdl.handle.net/10203/290575
Appears in Collection
RIMS Journal Pap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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