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사례 연구 - 현장 취재 기자의 분석을 중심으로

Abstract

2016년 10월 24일 종합편성채널 JTBC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인으로 알려진 최순실 씨가 박 전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 이를 수정한 사실을 보도했다. 최순실 씨 사무실에서 발견한 태블릿PC를 분석한 결과, 대통령 연설문 44개 등 200여개가 넘는 정부 기밀문서들이 있었고, 이를 컴퓨터 파일 형태로 태블릿PC에 저장한 시점은 대부분 박 전 대통령이 실제 연설을 하거나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이전이었다는 것이다. 정부에 공식 직함이 없는 민간인 최 씨가 국가 기밀문서들을 사전에 보고 이를 수정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여론은 들끓었다. 박 전 대통령은 보도 다음날인 2016년 10월 25일 대국민 담화를 열고 사과했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JTBC의 보도 이후 첫 번째 주말이었던 2016년 10월 29일 토요일, 2만여 명의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으로 나와 촛불을 들고 대통령 퇴진을 외쳤고 2016년 12월 3일 전국 곳곳에서 열린 6차 촛불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32만 명이 참석했다. JTBC 태블릿PC 보도 이후 국내 정치 상황도 급변했다. 국회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를 통과시켰고, 헌법재판소는 2017년 3월 10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결정했다. 2017년 3월 31일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구속했다. 본 연구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스모킹 건’이 된 태블릿PC 취재와 보도 과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해당 보도가 기존 언론 보도와는 몇 가지 점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판단했다. 먼저 JTBC 보도가 즉각적인 대통령 사과는 물론, 시민들의 촛불집회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는 태블릿PC에서 발견된 파일들의 ‘메타데이터’ 분석을 통해 국정농단을 과학적으로 입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동안 국내 언론 보도에서 디지털 데이터 통계 분석 등 데이터 저널리즘 보도는 있었지만 ‘데이터의 데이터’라 불리는 메타데이터를 분석, 이를 보도에 활용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두 번째로 JTBC 태블릿PC 보도는 반박과 재반박 등을 거치며 그 반향이 커져나갔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본 연구에서는 JTBC 보도가 그 대상이 된 청와대나 뉴스 수용자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이끌었던 과정을 학문적으로 접근보기 위해 툴민(Toulmin)의 논증 모델을 적용했다. 그리고 JTBC 보도 이후 후속보도 양태도 기존 유사한 보도들과 차이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JTBC 태블릿PC 보도 이후 달라진 뉴스 소비 패턴 변화도 들여다 봤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구속이 이어지면서 신뢰도 높은 뉴스에 대한 수용자들은 몰렸고, 이는 뉴스 소비 전체의 급증으로 이어졌다. 또 보도 이후 일부 인터넷 매체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태블릿PC 조작설‘과 같은 가짜뉴스가 확산됐는데, 이에 대한 대책 역시 메타데이터 분석 등 과학적 접근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살펴봤다. 본 연구에서는 태블릿PC 보도 사례를 통해 디지털 환경에서 달라지고 있는 취재 기법과, 대중들의 신뢰를 받는 언론의 역할, 그리고 이로 인해 변화되는 수용자들의 인식을 연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