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계획, 1960: 단게 겐조의 기술관료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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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3월, 일본의 대표적인 건축가 단게 겐조(丹下健三, 1913-2005)는 건축 잡지 신건축(新建築)의 지면을 통해 「도쿄계획-1960: 그 구조개혁의 제안(東京計画-1960:その構造改革の提案)」(이하 <도쿄계획>)을 발표했다. 1960년 도쿄에서 열린 세계디자인회의에서 단게를 멘토로 하는 실험적인 젊은 건축가 그룹 메타볼리즘(Metabolism)이 해양도시나 공중도시의 형태로 미래도시에 대한 대담한 제안을 발표한 바로 이듬해의 일이었다. 이 글은 당시 세계적으로 유행한 메가스트럭쳐(megastructure) 건축운동과 고도 경제 성장기로 진입하던 전후 일본 사회의 조건, 기대, 열망이 만나는 지점에서 <도쿄계획>의 유토피아적 면모를 분석한다. 흔히 유토피아는 “어디에도 없는, 그러나 누구나 원하는 곳”으로 막연하게 말해지곤 하지만, 시대와 사회에 따라 변화하는 역사적인 개념이다. 유토피아를 특정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일종의 모델로 정의한다면, 이 글은 <도쿄계획>이 1960년대의 일본 건축, 나아가 전후 일본 사회를 어느 곳으로 이끌고자 했는지에 대한 고찰이다. 단게의 디자인은 건축을 통해 더 나은 삶에 대한 일본 사회의 집단적인 열망을 이끌고자 했다는 점에서 르 코르뷔제의 기술관료 유토피아의 계보를 잇는다. 르 코르뷔제가 정치적 지향이나 국적과는 무관하게 프랑스 뿐 아니라 소비에트, 알제리, 친나치 비시 정권 등 자신의 건축적 이상이 실현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국제주의자였다면, 단게에게는 위기에 처한 일본의 부흥과 재생에 몰두하는 국가주의자로서의 면모가 발견된다. 이 글은 도쿄만을 가로지르는 단게의 거대한 인공도시 계획을 현실감이 결여된 건축가의 허황된 과대망상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집권 당국이 추진한 성장우선정책과 정보산업화로의 전환을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도시계획안으로 논의한다. 단게가 꿈꾼 일본의 미래는 계급투쟁을 통한 사회 변혁을 지향하는 사회주의 유토피아도, 체제의 억압으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극대화하려는 반문화전통의 무정부적 유토피아도 아닌, 자원과 재화를 효율적으로 동원하고 관리함으로써 국가의 경제성장을 극대화할 있는 일종의 합리주의적 시스템, 즉 모더니즘의 거대한 ‘기계(machine)’이다.
Publisher
서양미술사학회
Issue Date
2014-08
Language
Korean
Citation

서양미술사학회 논문집, no.41, pp.259 - 284

ISSN
1229-2095
URI
http://hdl.handle.net/10203/201083
Appears in Collection
HSS-Journal Papers(저널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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