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득(任淳得)과 서정주(徐廷柱)의 관계 연구: 임순득의 소설 「달밤의 대화(月夜の語り)」와 서정주의 시 「엽서-동리에게」를 중심으로A Study on Im Soon-deuk's Relationship with Seo Jeong-ju: Focusing on Im Soon-deuk's novel "Moonlight Talk" and Seo Jung-ju's poem “A Postcard to Dong-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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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말 임순득이 마지막으로 발표한 소설 「달밤의 대화(月夜の語り」에는 서정주의 시 「엽서–동리에게」에 나오는 “포올 베를레에느의 달밤이라도/ 복동이와 같이 나는 새끼를 꼬마”라고 하는 한 구절이 인용되어 있다. 이를 단서로 하여 이연구에서는 같은 전북 고창 출신 소설가인 임순득과 시인인 서정주의 인간적, 문학적 관계를 밝혔다. 서정주는 1936년 초 최첨단 모던 여성이었던 임순득에게사랑을 호소했으나 임순득에게 거절당하고 수더분한 고향 여인과 결혼한다. 임순득에게 서정주는 어설픈 모더니스트처럼 보였고 또 임순득이 지고 있는 시대적 고민을 나눌 만한 상대도 아니었다. 두 사람의 관계에서 임순득은 서정주에게 보들레르처럼 섧고 괴로운 여자였고 임순득에게 서정주는 베를렌느의 달밤에도 생활을 위해 새끼를 꼬아야 하는 가난한 시인이었다. 이 과정은 서정주의 초기 시 세계가 서양적인 보들레르를 떠나 동양적인 전통 세계를 발견하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서정주는 일자리를 찾아 만주국에 갔다온 뒤 1942년 친일문학에의길로 들어선다. 임순득은 거기서 생활인으로서의 서정주를 보았고 소설 「달밤의대화」에서 서정주의 시를 인용하는 것으로 그 ‘생활의 표정’에 연민을 표했다. 이두 사람의 인연은 개인사로서도 흥미롭지만 그 상호텍스트성으로 해서 두 사람의 작품 해석을 풍부하게 해주며, 보들레르에서 잠시 만났던 두 사람이 한 사람은 ‘동양’으로의 귀환을 거쳐 친일 시인으로, 또 한 사람은 식민지 여성 지식인으로서 사명감을 견지하면서 시국색을 띄지 않는 서정적 작품을 쓰는 소설가로 서로 멀어지는 일제 말기 문학사의 흥미로운 한 장면을 빚어냈다.
Publisher
한국여성문학학회
Issue Date
2023-12
Language
Korean
Citation

여성문학연구, v.60, pp.135 - 168

ISSN
1229-4632
URI
http://hdl.handle.net/10203/318011
Appears in Collection
HSS-Journal Papers(저널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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